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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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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정가 13,000원
저자 우다 도모코
수량 수량증가수량감소
역자 김민정
발행일 2015. 12. 5.
형태사항 124*188
ISBN 9788958721390

이벤트

상품상세정보

 

 이런 책방 본 적 있나요?

오키나와 시장 한구석에서 시작된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

 

 

# 아주 특별한 책방 하나

    대형 서점 직원은 어쩌다 오키나와 헌책방 주인이 되었나

 

온라인 서점과 대형 서점에 밀려 한동안 모습을 감추었던 동네 서점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다시금 꼬물꼬물 생겨나고 있다. 고즈넉한 골목에 조용히 숨어 있지만 은근히 존재감 있는 서점, 친근한 동네 서점, 그림책 전문 서점, 개성을 뽐내는 자그마한 독립출판 서점 등 그 색깔도 다양하다. 독서 모임이나 워크숍, 강연 등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이며 열심히 나름의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동네 서점들은 이미 어떠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하다. 최근 들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 서점들이 계속해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 흐름이 반갑고 즐거울 따름이다.

독특하기로는 지지 않을 서점이 오키나와에도 하나 있다. 도무지 서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시장 한구석 옷 가게와 반찬 가게 사이, 겨우 손님 셋이면 꽉 들어차는 다다미 세 장 크기의 헌책방이다. ‘일본에서 가장 작은 서점으로 유명한 이곳, 한 번 들으면 잊지 못할 그 이름은 바로 울랄라.

울랄라 헌책방 주인장인 저자는 원래 일본의 대형 서점인 준쿠도 서점 직원이었다. 오키나와 현 나하 시에 지점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느닷없이 전근을 자원하면서 도쿄에서 오키나와로 날아가 새로운 환경에 터를 잡는다. 준쿠도 서점 나하점에서 오키나와 관련 책 담당자로 일하게 된 저자는 다른 서점에서는 찾기 힘든 희귀한 책까지 수소문해가며 열정적으로 서점을 꾸려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업무 규모는 커져만 갔고 일이 점점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책을 파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입사 10년 차를 앞두고 어지러운 마음에 고민만 쌓여가던 어느 날, 한 헌책방의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한다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 안될 게 뭐가 있나요?

    오키나와에서 책이 살아남는 법

 

오키나와의 출판문화는 특색이 매우 강하다. 유난히 현지 출판사가 많으며, 오키나와 현에 있는 출판사가 만든 책을 가리키는 오키나와 현산 책이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다. 오키나와 현지 출판사들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말이다. 오키나와 현지 출판사들이 만든 책은 대부분 오키나와 현 내에서만 유통된다. 오키나와의 역사, 문화를 다루거나 오키나와 출신 저자가 쓴 오키나와 관련 책들은 지역 주민의 관심을 톡톡히 받는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오키나와 사랑은 가히 대단하기 때문에 관련 책도 활발하게 팔린다.

저자는 오키나와의 매력으로 여유와 융통성을 꼽는다. 그래서인지 오키나와에서는 책 판매가 이루어지는 방식도 다소 독특하다. 이곳에서 책은 서점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 예로, 오키나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연중행사에 관한 책은 심지어 떡집에서도 판매됐다는 이야기가 소개된다. 출간 직후 떡집에서만 일주일에 무려 100권이나 팔렸다고 한다. 오키나와 가정에서도 우리처럼 제사에 주로 떡을 올리는데, 그 풍습을 고려하면 그 책은 서점보다는 떡집을 찾는 손님에게 더 필요한 셈이다.

 

오키나와에서 책은 특별한 물건이 아니었다. 망고, 산신, 빈가타처럼, 오키나와만의 특별한 풍토가 키운 하나의 특산물처럼 여겨졌다. 책도 살고 서점도 살아남는 방법이 아닐까. _31p

 

오키나와에서는 헌책방에서도 오키나와와 관련된 신간을 파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물 가게나 잡화점에서도 신간을 판매한다. 책을 파는 것은 서점만의 특권이 아니다. 이곳에는 모두가 같이 팔아도 된다는 공생의 정신이 있다. _53p

 

이러한 열린 마음이 남다른 아이디어와 전략을 낳는 것이다. 책과 사람을 잇는 방법은 때로는 예기치 못한 데서 온다. 책과 요원한 이들이 많은 우리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 거창하게 할 말은 없지만

    보통은 소심하지만 때때로 대담한 여자의 소꿉놀이 같은 하루하루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책방 이름을 짓는 일부터 영업 허가를 받고 간판을 만들고 책방 내부를 꾸미고 서가를 채우기까지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 주위의 따뜻한 도움 덕에 차근차근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드디어 울랄라 헌책방 주인으로서의 일상이 시작된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이 크고 작은 이야기가 되어 아담하게 담겼다.

저자는 자신이 왜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열었는지에 대해 진중하게 고백하지도, 시대를 뛰어넘는 책의 가치를 설파하지도 않는다. 그저 소소한 나날을 친구와 통화하듯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단골손님과의 대화, 전구가 나간다거나 자전거를 잃어버린 사사로운 에피소드, 책방에 앉아 구경하는 시장 풍경, 오키나와의 명절, 헌책 경매 시장 같은 처음 경험해보는 많은 일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이 쌓여가는 동안 그녀는 낯설었던 오키나와 생활에 시나브로 녹아들고 어느새 시장 사람들과도 끈끈해진다.

파랗고 아득한 하늘, 아찔하도록 투명한 바다, 사진으로만 봐도 눈부신 모래사장……. 이국적인 풍경으로 아시아의 하와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오키나와는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흔한 가이드북과 달리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에서는 오키나와하면 기대할 만한 감탄스러운 절경을 찾아볼 순 없다. 파라다이스로의 여행을 꿈꾼다면 이 책은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이 있고 사람이 있는 자신의 진짜 오키나와 생활을 담담히 보여줄 뿐이다.

도쿄에서 오키나와로 가겠다고 했을 때도,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차리겠다고 했을 때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생각해보라며 말리거나 염려했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녀는 아직도 오키나와의 나하 시장에서 무사히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왜 하필 오키나와에?’ ‘왜 하필 헌책방을?’ 같은 사람들의 질문에는 사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며 속 시원한 답을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우물쭈물 망설이는 듯하면서도 에라 모르겠다식인, 가끔 심드렁하고 종종 뜬금없고 꽤 건조한 그녀의 글에서 오키나와,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에 대한 깊은 애정이 뭉근하게 배어난다. 싱겁지만 자꾸 손이 가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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