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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커피 향을 따라간 호또리아 가족의 생활연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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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커피 향을 따라간 호또리아 가족의 생활연극기
정가 15,000원
저자 이재선
수량 수량증가수량감소
발행일 2015년 3월 2일
형태사항 320쪽|140×210mm(무선)
ISBN 978-89-5872-135-2

이벤트

상품상세정보

 


들어는 봤나? 넷이서 떠난 콜롬비아 가족 여행


아니 이 남자가, 아니 이 아빠가, 아니 이 가족이!!!

일상의 권태는 누구에게나 찾아든다. 매일같이 다른 인생으로 분하는 연극배우에게도.

무대에 선 어느 날, 고장 난 듯 가슴이 뛰지 않았다. 무대에만 올라가면 물 만난 고기가 되는 그였다. 아예 연극처럼 살아보겠다고, 딱 1년만 한국을 떠나보자 결심했다. 외국 한 번 나가본 적 없는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그것도 별세계 같기만 한 나라, 콜롬비아로. 이쯤 되면 대형 사고다! 얼굴도 못 본 여인의 기막힌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당신… 제정신이가?”

그런데 우스갯소리로 끝날 줄 알았던 콜롬비아 여행이 슬금슬금 닻을 올렸다. 커피 산지에서 제대로 된 커피를 맛보겠다는 남편, 여행하는 동안 학교와 학원도 가지 않고 실컷 놀겠다는 아이들, 시집살이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겠다는 아내. 가족을 움직인 건 원대한 계획도 비장한 각오도 아니었다. 각자 꿍꿍이는 상상도 못 한 채 동상이몽의 여행이 시작됐다.


어쩌자고 콜롬비아에…

자기만 믿으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 남자, 보고타 공항에 내리자마자 헤맨다. 스페인어 교재 CD에 등장한 그녀는 지나치게 친절했다. 10배속 고속 재생을 해야 이런 소리가 날까? 공항 밖으로는 무심하게 땅거미가 내려앉고, 배낭을 짊어진 가족들 허리도 내려앉고, 외계어 공세에 아빠의 가슴까지 철렁 내려앉는다. 길 한복판에서는 두 부랑자가 주먹다짐을 벌이고 있고, 남미 여인은 소매에서녹슨 부엌칼을 꺼내 싸움에 가세한다. 옆에서 칼부림이 나건 말건 눈길 주는 사람 하나 없으니 진짜 제정신을 잃을 지경이다. 어쩌자고 여기까지 온 가족을 데리고 왔을까?

설상가상으로 목적지는 수도 보고타에서도 버스로 굽이굽이 열 시간을 달려야 하는 산골 마을 부에나비스타. 가장 맛있는 커피가 있다는 말에 이끌려 차에 올라탔지만 정작 내려야 할 곳은 모른다. 짧은 스페인어로 묻는 남자도 빠른 스페인어로 답하는 사람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가장 이재선,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다. 엿장수, 레크리에이션 강사, 이벤트 MC로 갈고닦은 현란한 몸짓으로 시립 극단에 늦깎이로 입단한 그 아니었던가! 절박함에 기교까지 더해진 보디랭귀지는 달리는 버스도 멈추게 한다. 한밤의 버스 안 즉흥 공연으로 잠자리와 일자리까지 한 번에 올킬! 부에나비스타를 무대로 한 ‘생활연극’의 첫 막이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사람이 좋다, 커피가 좋다

콜롬비아에서 만난 행운의 여신은 하늘대는 드레스가 아닌 꽉 죄는 ‘쫄바지’를 입고 있었다. 페르난도 보테로 그림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누비아는 몸매 만큼이나 넉넉한 마음씨로 방을 선뜻 내주었고, 남편 다리오는 동네 남자들이 모이는 당구장에서 따뜻한 신고식을 열어주었다. 인연은 새로운 인연을 낳는 법! 누비아 부부의 친구인 리카르도가 운영하는 농장 산타 엘레나에서 커피 농부로 첫발을 뗀 것이다. 수십 년간 맥심과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커피의 양대 산맥으로 믿어온 커피 무식자가 이제는 커피 본고장에서 직접 농사를 짓다니 정말 연극 같은 인생이다.

산타 엘레나는 과일나무와 커피나무를 함께 재배하는 재래식 커피 농장이다. 키 큰 과일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은 커피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준다. 과일나무 낙엽은 거름이 되고, 나무에 유익한 곤충류가 공생하며 병충해를 막아주니 농약도 필요 없다. 커피나무를 촘촘히 심을 수 없어 대량 생산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만큼 커피콩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정성’이 늘어나니 풍미 또한 남다르다. 진하고 여운이 긴 이곳의 커피는 부에나비스타 사람들을 꼭 닮았다. 누가 달려가도 반겨줄 것 같은 따뜻한 이웃들 이야기에 미소가 번지고, 자연이 만들고 손길이 빚은 신선한 커피 이야기에 자꾸만 침이 고인다.


쉬엄쉬엄 부에나비스타 라이프, 행복이란 이런 것

부에나비스타에 도착하기 무섭게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했다. 여행 내내 놀 거라는 아이들의 깜찍한 계획은 학교 선생님인 누비아의 일 처리에 비해 너무 허술했다. 이 작은 산골 마을에 국제 학교가 있을 리 없지. 말도 잘 안 통하고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것도 어렵겠지만 일단 가는 거다! 웬걸, 이제는 아이들이 노는 것보다 학교에 가는 게 훨씬 좋단다. 그런데 이 학교 ‘교과서’ 말고 없는 것도 참 많다. ‘선행 학습’도 ‘경쟁’도 없다. 학생은 모르는 게 있으면 끊임없이 질문하고, 선생님은 알 때까지 성의 있게 설명해준다. 운동과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방과 후 수업도 모두 무료다. 복지는 잘사는 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초보 커피 농부의 수입이라야 빤하다. 품삯으로 과일이나 커피를 받기도 하니 가장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커피를 들고 오는 아빠를 반기고, 방에 모여 앉아 커피 껍질을 깐다. 여행객이나 할 수 있는 팔자 늘어지는 소리라고? 마을 사람들 대부분 ‘변변찮은’ 벌이로 ‘쏠쏠하게’ 산다. 금꾼인 이웃 페르난도는 돈이 필요하면 벽에 모아둔 사금을 꺼내 바꿔 쓰고, 사금이 다 떨어지면 강에 나간다. 오래 일하면 사금을 많이 채취할 수 있지만 야근은 없다! 노을이 지면 광장에서 커피 마시고, 친구들과 당구 치고, 가족들과 축구 중계를 보는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서다. 일상의 적절한 지점에 쉼표를 찍는 것, 부에나비스타 사람들의 행복 비결이다.


가족의 제자리 찾기

1년 전 남편은 ‘무작정’ 콜롬비아로 떠나자 했고, 1년 후 아내는 ‘작정하고’ 콜롬비아에 남겠다 했다. 그리고 1,000일을 훌쩍 넘긴 지금도 가족의 여행은 진행 중이다. 콜롬비아로 무대를 옮긴 이들의 생활연극이 막을 거듭할수록 큰 감동을 주는 건 가족이 보여주는 끈끈한 ‘팀워크’ 때문일 것이다. 이 연극의 제작비는 사실 남자의 대학원 등록금이었다. 배고픈 연극인에게 꿈인 시립 극단에 입단하고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초대되며 승승장구하던 시절 가족은 뒷전이었다. 아내와는 대화가 끊겼고, 아이들은 잠결에 아빠 턱수염만 닿아도 돌아눕기 바빴다. 이 상황에 자기 계발은 무슨….

새로운 연극의 배경은 부에나비스타. 아내는 카카오를 넣어 초코라테를 끓이고, 남편은 동네 빵집에서 천 원짜리 빵을 사 온다. 잠에서 깬 두 아이는 어느새 품에 달려들며 인사한다. 소박하지만 충만한 아침 풍경. 오늘도 부에노스 디아스!

 



 

Scene #1 어쩌자고 지구 반대편에

Scene #2 띤또, 오케이?

Scene #3 긍정의 힘

Scene #4 커브길만 열 시간

Scene #5 버스 안 즉흥 공연

Scene #6 연전연패 신고식

Scene #7 이 나간 커피 잔

Scene #8 시간의 결정체, 엘도라도

Scene #9 상처와 맞바꾼 침대

Scene #10 통장이 왜 필요해?

Scene #11 커피 농장 첫 출근

Scene #12 날아라, 조선번개!

Scene #13 위대한 서커스

Scene #14 셋째 엄마

Scene #15 바람 좋은 날

Scene #16 어느 커피 여행자의 방문

Scene #17 윌리스를 밀어라!

Scene #18 교과서 없는 학교

Scene #19 학생회장 뽑는 날

Scene #2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Scene #21 유령의 목소리

Scene #22 한 잔의 커피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Scene #23 또 한 번의 선택

Scene #24 여행의 묘미

Scene #25 조금은 느리게

Scene #26 난관 또 난관

Scene #27 아비앙카의 공포

Scene #28 내 친구 루이스

Scene #29 골목 극장

Scene #30 노인과 전쟁

Scene #31 골목대장 도전기

Scene #32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

Scene #33 부에노스 디아스

Scene #34 진정한 챔피언

Scene #35 생활과 연극 사이

Scene #36 부에나비스타의 영웅

Scene #37 인생의 솎아베기

Scene #38 ‘때문에’ 졸업식 ‘덕분에’ 졸업식

Scene #39 막은 다시 오른다

Epilogue

 

 

 



이재선

펄떡이는 활어 같은 사내.

공장, 시장통, 공사판, 정비소, 행사장 등 이 세상 저 세상 유영하다 연극배우가 되어 극장으로 운 좋게 입수. 웬걸, 그 몸짓이 신선했는지 산 넘고 물 건너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도 손짓. 외국 물에서 놀아보니 아내와 두 아이에게도 그 맛을 보여주고 싶어 가족 여행 감행. 그런데 도착한 곳은 바다는커녕 커피나무만 넘실대는 콜롬비아 산골 마을 부에나비스타! 한국과 콜롬비아를 바삐 오가면서도 물 좋고 인심 좋은 곳으로 헤엄쳐 갈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중.

블로그 http://mc800.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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