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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를 캐스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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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사진, 영화를 캐스팅하다
정가 13,000원
저자 진동선
수량 수량증가수량감소
역자 279쪽
발행일 2007년 5월 30일
ISBN 9788958720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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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바야흐로 ‘사진의 시대’다. 디지털 카메라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일상의 소소한 면면을 사진으로 남기고, 이를 인터넷으로 공유하는 것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물론 그전에도 사진은 기념의 순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였지만, 요즘은 단순한 기록의 의미를 넘어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시각 매체가 되었다.

사진가이자 사진비평가인 진동선이 쓴 《사진, 영화를 캐스팅하다》는 영화를 통해, 사진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을 알아보고, 우리 일상과 내면의 상처를 사진으로 들여다보며, 사진에 얽힌 참과 거짓의 문제까지 풀어본다. 카메라 매뉴얼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사진의 속살’ 같은 이야기다. 저자와 현대사진연구소의 젊은 작가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 이미지가 함께 곁들여져, 시각적 즐거움을 더한다.

저자는 사진과 영화의 만남을 ‘운명적’이라고 표현한다. 사진과 영화 모두 과학문명의 발달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그 순수성을 의심받은 ‘상처받은 예술’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 점 덕분에 사회상을 현실감 있게 담아내고 모든 사람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을 위한 예술’이 되었다. 다만 사진은 이미지로밖에 말할 수 없는 대신, 영화는 움직임·음향·내러티브를 지녔고, 영화는 시간의 멈춤을 잃었지만 사진은 되돌아봄과 깊은 사색이 가능했다. 이렇듯 서로를 보완한다는 점이야말로, 사진과 영화가 만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다.

사진의 본질은 그때 그곳에 있었다는 ‘존재증명’과, 지금 여기에 없다는 ‘부재증명’의 의미를 지닌다는 데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파이란>, <봄날은 간다>가 바로 초상사진을 통해 그러한 사진적 의미를 잘 드러내는 영화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 정원은 죽음을 준비하며 자신의 초상사진을 셀프타이머로 찍고, <파이란>의 주인공 파이란은 위장 결혼한 강재의 초상사진 한 장에 의지해 녹록치 않은 현실을 견딘다. 또 <봄날은 간다>에서 주인공 상우의 할머니는 젊은 시절의 남편의 사진을 바라보며, 꽃처럼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떠올린다. 이러한 초상사진에는 존재의 특징이 가장 뜨겁게 묻어 나왔기에, 사진이 발명된 직후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초상사진을 손에 넣고 싶어했다. 디스데리(Andre A. Eugene Disderi, 1819~1890)는 반명함판 사진기법을 발명해 이러한 인류의 열망을 충족시켜주었다.

역사상 최고의 포트레이트 사진가인 리처드 아베돈(Richard Avedon, 1923~ )을 모델로 한 영화 <클로저>에서는 ‘클로즈업’에 대한 19세기와 20세기의 사진담론을 엿볼 수 있다. 리처드 아베돈은 패션잡지의 전성기였던 1950~1960년대에 <하퍼즈 바자Happer's Bazaar>와 <보그Vogue>에서 활동하며 패션 인물사진을 찍은 기념비적 인물이다. <클로저>의 여주인공 안나가 바로 리처드 아베돈의 현신인 셈인데, 영화에서도 클로즈업 사진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계기로 등장한다. 역사상 수많은 사진가들이 인물의 진실한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클로즈업 사진을 찍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 사랑이 배신으로 이어진다는 영화 줄거리에서도 드러나듯, 이러한 물리적 클로즈업이 과연 진정한 내면의 클로즈업인가 하는 의문이 존재했다. 영국이 낳은 19세기의 위대한 인물 사진가 줄리아 마가렛 카메론(Julia Margaret Cameron, 1815~1879)은 심리적으로 가까워야 사진에 그 사람의 내면이 드러난다고 믿고, 일평생 친숙한 사람만 사진으로 담았다. <클로저>의 주인공 성이 ‘카메론’인 것은 클로즈업을 둘러싼 담론을 이끌어내는 연결고리다. 결국 진정한 클로즈업은 카메라 렌즈의 작동이 아니라, 내면의 가까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스토커>, <7번째 사진>, <메멘토>, <올드보이>에서 사진은 진실과 거짓 사이에 자리한 존재로 등장한다. 낡은 흑백사진에 담긴 비밀을 찾는 <7번째 사진>, 갇힌 자와 가둔 자의 추적을 담은 <올드보이>에서 사진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다. 하지만 사진을 기억의 대체물로 삼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의 이야기를 다룬 <메멘토>나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물의 집착을 다룬 <스토커>에서는 사진이 현실을 왜곡하고 거짓의 이미지를 담는 존재로 등장한다. 여기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시각으로 하룻밤 사랑이야기를 담아낸 <리컨스트럭션>에서는 인위적 설정, 디지털작업을 통한 이미지 변형으로 탄생한 메이킹 포토를 통해, 시뮬라크르 시대의 사진이 맞닥뜨린 재현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이렇듯 책은 사진의 역사에서 출발해 사진의 존재론적 근원에 관한 문제까지 나아간다. 흥미진진한 영화 스토리와 문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저자의 생동감 넘치는 문장 덕분에, 책은 연달아 터지는 하셀블라드Hassel Blad의 셔터소리처럼 경쾌하면서도 스펙터클하다. 저자는 파인더와 모니터를 통해 대상을 포착하고, 선택된 찰나에 셔터를 누르는 행위에는 바로 자신이 마주한 존재론적 물음과 그 해답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책을 읽고, 당신이 방금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라. 뷰파인더로 포착한 일상의 진실과 거기에 담긴 ‘위대한 의미’를 줌인zoom-in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내면서

사진의 탄생
빛이 탄생시킨 정물사진의 미학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초상사진, 사랑을 말하다 너는 내 운명
길 위의 사진 한 장 칼리포니아
행복 찾기 혹은 수호하기 스토커
바다를 건넌 이들의 슬픈 초상 파이란
잃어버린 사랑과 메이킹 포토 리컨스트럭션
필름 카메라를 추억한다 오버 더 레인보우

일상의 초상
사랑, 유혹, 배신의 포트레이트 클로저
영혼을 가둔 한 줌의 껍질을 벗다 빈집
상처 입은 키스 혹은 오래된 카메라 월의 뱀
카메라의 노출, 희망의 빛 시티 오브 갓
치명적인 유혹을 찍다 주홍글씨

사진과 트라우마
추억과 죽음의 옵스큐라 월의 크리스마스
파인더 속의 내 사랑 연애사진
영원한 시간의 거울 …ing
카메라 들고 떠나는 생의 마지막 여행 타임 투 리브
삶과 죽음의 스냅숏 도쿄맑음
사랑이 지고 남은 것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사라진다 봄날은 간다

기억의 프레임
사진이 기억을 지배한다 메멘토
슬픈 기억의 트라우마 올드보이
노출의 이중성과 우울한 대상들 7번째 사진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거울 속으로
시간이 정지하면 사진이 된다 거미숲
그들의 죽음을 증언하라 텔 미 썸딩

진동선

‘사진이 갖는 완벽한 시간의 알리바이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진가이며, 사진평론가 겸 전시기획자로 활발하게 일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학 예술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주립대학 예술대학원에서 사진비평을,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미술비평을 전공했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상명대학교 예술대학원,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한성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에서 강의했다. 2000년 광주 비엔날레 전시팀장, 2008년 대구 사진 비엔날레 큐레이터, 2009년 울산 국제사진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았으며, 현재는 현대사진연구소 소장과 사진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저서로 『한 장의 사진미학』,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 『사진, 영화를 캐스팅하다』, 『노블 앤 뽀또그라피』, 『현대사진가론』, 『현대사진의 쟁점』, 『한국 현대사진의 흐름』, 『사진가의 여행법』, 『쿠바에 가면 쿠바가 된다』 등이 있으며, 사진전 「앗제가 본 서울」, 「미명의 새벽」, 「퍼스널 컬러」, 「세계 명작 사진전」, 「진실의 시뮬라크르 전」, 「2008 대구 사진 비엔날레 주제전-한국」 등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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