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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송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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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미국의 송어낚시
정가 8,500원
저자 리차드 부라우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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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김성곤
발행일 2002년 2월 20일
형태사항 252쪽
ISBN 9788986361612

이벤트

상품상세정보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대표작인 이 소설은 1967년 발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당시 미국의 젊은이들이 너나할것없이 옆구리에 끼고 다닐 정도로 60년대 미국의 지성들을 경탄케 했다. 당시는 이미 인구 과잉과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지만 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기 이전이었다. 환경 문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 소설은 인간과 문명에 대한 진단과 아울러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으며, 바로 이 점이 전통적 이상과 미국의 낙관주의에 그늘이 드리워진 당대의 위기적 상황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1991년 김성곤 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된 바 있으나 당시 그다지 주목되지 못했을 뿐더러, 서점의 낚시 코너에 진열되기도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21세기 들어 한국에서도 생태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역자 김성곤 교수는 오늘의 감각에 맞게 생동하는 언어로 다시 풀어냄은 물론 상세한 주해까지 덧붙임으로써 저자 특유의 수사(修辭)와 메타포에 의한 독자와의 간극을 훨씬 좁혀 나가고 있다. 이 소설은 송어낚시와 관계가 있지만 결코 ‘송어낚시에 관한’ 책은 아니다. 그렇다면 ‘송어낚시’가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작가는 이 소설에서 전통적인 목가(牧歌)를 패러디함으로써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데, 작품 속에서 일반 명사로, 사람 이름으로, 호텔 이름으로, 개념적인 자연의 본질을 가리키는 용어 등등의 다면적 의미로 쓰이는 이 제목은 건국 초기에 신화적 미국이 약속했던 미국적 꿈(American Dream)을 상징한다.

또한 이 소설은 생태주의 소설의 원조라고 하지만 결코 ‘에코토피아’를 제시하려는 퇴각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현대 문명의 위기를 문학적 상상력에 의해 대면하고 극복해 보려는 저항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은 47개의 짧은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언뜻 보기에 별 관련 없이 연결된 파편들의 덩어리 같지만 나름대로의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주된 이야기는 첫 딸이 태어나기 직전 1960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하여 아내와 딸을 데리고 송어낚시하기에 알맞은 하천을 찾아 아이다호 주의 황야를 돌아다니다가 다음 해 겨울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첫 번째 부분은 주인공이 아버지대부터 물려받은 ‘미국의 송어낚시’라는 신화가 죽어버렸다는 것을 인식하는 시점까지이다. 과거로부터 상속받은 신화체계가 20세기 후반의 현실엔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처음∼‘워스윅 온천’까지).

두 번째 부분은 다음 세대인 딸을 데리고 오늘날 미국의 현장에서 이 이상(理想)을 찾아보려고 나섰으나 실패하는 여행과정이다(‘「빨간 입술」장(章)에 대한 각주’까지). 주인공이 끊임없이 송어와 하천을 찾는 탐색 과정은‘기계문명의 부정’을 넘어서는 사고(思考)의 역동성을 내재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미국의 꿈이 어떻게 타락했는지, 억압된 사회에서 꿈을 잃어버린 사회가 얼마나 삭막한 상태에 있는지를 발견하게 되며, 인간에 의해 오염된 미국의 자연은 이러한 사회적 고발을 뒷받침해 준다. 한편 이처럼 황폐한 환경 속에 존재하는 인간들도 감정이 메마르고 비인간적이거나, 비참하게 착취당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미국인의 대표적 인물이 바로 이 소설 속의 “미국의 송어낚시 쇼티(shorty)”로서, 그는 모든 감정적·정신적 장애자의 상징이다. 저자는 미국의 병폐가 ‘성공 신화’를 앞세우면서 실제로는 대중을 억압하는 권력층에도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한 억압적 체제 속 인간 군상들의 반응은 순종·폭력·정신적 마비 등으로 나타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제시되는 것은 빛바랜 프랭클린(B. Franklin)적 신화―근면, 검소, 성실하면 누구나 잘살 수 있다는―가 아닌, 가능성 있는 창조의 세계를 지향해야 하는‘당위’의 문제이다. 그 ‘당위’의 한 축을 이루는 것은 시대 상황의 직시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가치의 탐구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부분은 여행을 끝내고 새로운 상상력을 통해 현재의 위기에 대응하게 되는 결말에 해당한다(‘클리블랜드 폐선장’∼끝까지). 이제 주인공은‘미국의 송어낚시’를 과거의 이상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이상을 만들어 가기로 한다. 모든 자연이 상품화되어 팔리고 있는 현실에서 그는 새로운 이상을 낚는 방법을 강구하려고 한다. 그것은 ‘황금펜촉’으로 상징되는 언어의 능력을 통해 잃어버린 꿈을 되찾는 것이다. 슬프고도 추한 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작가가 다시금 살려낸 하천 속에 송어들이 퍼득이는 것, 그것은 좌절과 공포를 딛고 일어선 재생을 향한 기구(祈求)의 상징적 결과요 과정인 셈이다.

서문

미국의 송어낚시
나무 두드려 보기1 (행운을 빌기)
나무 두드려 보기2 (행운을 빌기)
빨간 입술
쿨 에이드 중독자
호두 케첩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
그라이더 하천을 위한 서곡
그라이더 하천
미국의 송어낚시를 위한 발레
알코올 중독자들을 위한 월든 호수
톰 마틴 하천
비탈길에서의 송어낚시
바다,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
헤이만 하천에 송어가 올라온 마지막 해
포트와인에 취해 죽은 송어
미국의 송어낚시의 부검
메시지
미국의 송어낚시 테러리스트
미국의 송어낚시와 FBI
워스윅 온천
미국의 송어낚시 쇼티를 넬슨 앨그린에게 보내기
20세기의 시장(市長)
파라다이스에 대해
칼리가리 박사의 캐비닛
솔트 하천의 코요테들
곱추 송어
테디 루즈벨트 칭가더
“미국의 송어낚시 쇼티를 넬슨 앨그린에게 보내기”에 대한 각주 장(章)
스탠리 유역의 푸딩 전문가
호텔 ‘미국의 송어낚시’ 208호
외과의사
현재 미국을 휩쓸고 있는 캠핑 열기에 대한 짧은 언급
다시 이 책의 표지로 돌아가기
조세퍼스 호수의 날들
영원의 거리에서의 송어낚시
타월
모래상자에서 존 딜린저를 빼면 무엇이 남는가
내가 마지막으로 본 미국의 송어낚시
캘리포니아의 관목 숲에서
미국의 송어낚시 쇼티에 대한 마지막 언급
미국의 송어낚시 평화를 위한 증인
“빨간 입술”에 대한 각주 장(章)
클리블랜드 폐선장
완벽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경의 표하기
미국의 송어낚시 펜촉
마요네즈 장(章) 서곡
마요네즈 장(章)

-해설 생태주의 소설의 원조 『미국의 송어낚시』
-작가 인터뷰 미국의 꿈, 미국의 절망

리처드 브라우티건 Richard Brautigan

20세기 미국 문학계의 대표적 작가. 『미국의 송어낚시』는 구사된 단어 하나 하나는 순진무구하고 쉽되, 줄거리를 말할 수도, 그럴 이유도 없는 소설이다. 여섯 개쯤 되는 단어로 온갖 난해함을 표현하는 어린아이의 말처럼, 많지 않은 분량에 들어 있는 에피소드는 시작될 만하면 끝나버리고, 끝나버린 후 다시 시작된다. 그러나 물에 들어가면 금방 굳어버리는 녹말가루를 능숙하고 끈기 있게 풀어내 탕수육에 올릴 멋진 소스를 만들어내는 요리사처럼,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흩어져 유영하고 있는 언어들에 질기게 집착하여 치밀한 상징으로 조합해낸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동상이 서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워싱턴 광장에서, 동상 아래서 무료 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다가 '나'는 싱거운 농담 같은 낚시 도구를 챙겨들고 대서부 서사시를 쓰러 송어낚시 여행을 떠난다. 카네기의 도시 피츠버그에서 강철로 된 송어를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주인공은 가는 곳마다 시체와 배설물, 상실의 무덤을 본다. 하천은 계단이나 콘크리트 바닥이 되었으며, 숲은 코요테를 죽이기 위한 독극물인 사이나이가 뿌려져 있다. 버려지고 상실된 모든 것이 그 아래에 묻혀져 있다. 미국에서 『모비 딕』의 고래는 송어로 왜소해졌지만, 이제는 '송어낚시'도 무릎 아래가 절단 나 금속제 휠체어 위에서 하루에 몇 병인가 하는 위스키를 마시며 지내는 형편이다.

브라우티건이 이 모든 것을 묘사하는 방식은 신랄하지만, 공정성을 잃지는 않는 듯하다. 그는 '본질'에 집착하다가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에 빠지는 것 같은 얼간이 짓은 하지 않는다. 사라진 것은 사라진 것이고, 상실한 것은 상실한 것이고, 죽은 것은 죽은 것이다. 본질에 대한 집착은 현실을 바라보는 초점을 흐리게 하여 엄한 길로, 편견으로 사람들을 이끌지도 모를 일이다. 브라우티건은 자신이 죽어도 세상이 끝나지 않음을 아는 사람들은 흐르는 과정에서부터 출발하며, 지혜롭고 용기 있는 희망을 지닐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워싱턴 광장에서 주인공의 어린 딸은 다리 잘린 송어낚시 쇼티가 앉은 흉물스러운 휠체어로 달려갔다가 역시 흉물이 된 술주정뱅이 중늙은이 쇼티를 발견하고 겁에 질리지만, 곧 광장 안에 있는 모래 상자를 발견하고 달려간다.

6학년 아이들은 교장 선생과 어른들에게 제지당해 하루만에 끝날 혁명이지만, 1학년 아이들의 등에 모조리 '미국의 송어낚시'라고 쓰는 테러를 한다. 스노비즘적인 캠핑 열기를 비난하지만, 여행은 그의 삶을 멈추지 않게 하는 조건이다. 동상 아래서 다섯 번째 위스키 병을 비우고 있는 뉴올리안즈 화가들은 생계 수단으로 벼룩의 등에 색종이로 옷을 해 입혀 서커스를 시키는 사업을 구상한다. 테이크 아웃 오뎅 전문점 정도를 사업적 상상력이라고 에둘러오다니, 그런 이들은 반성할지어다. 무엇보다도 브라우티건은 완벽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완벽한 낚시밥을, 송어낚시의 금빛 펜촉을, 작가가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언어를 믿는다. 제 작품에 해제를 다는 것을 자제하는 브라우티건이 『모비 딕』을 빌어 한 말이 책 말미에 있는 인터뷰에 나와 있다.

"…『모비 딕』과 『송어낚시』는 모두 환상(또는 픽션)과 리얼리티 사이의 역동적 관계를 깊이 의식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비 딕』과 『송어낚시』는 둘 다 언어와 사물의 단절을 깊이 의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작품 다 상상력에 의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진귀하고 풍요한 것을 찾기 위해 탐색작업을 계속합니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언어의 유희가 생성되고, '환상'을 소중히 여기게 되지요. 악몽 같은 현실 속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술가의 펜뿐입니다. 작가의 펜에서는 잃어버린 온갖 것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이지요. 푸른 초원도 아름다운 꽃도, 무성한 숲도 말입니다. 비록 얻고자 추구하는 대상은 잃어버렸지만 꿈만은 잃어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 『모비 딕』 같은 작품에 나타난 '미국의 신화'라면,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작가의 펜이기 때문입니다."

김성곤

뉴욕주립대학와 컬럼비아대학에서 현대미국소설 전공.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및 브리검 영대에서 초빙교수로 현대문학을 강의하였으며 옥스퍼드대, 토론토대 객원교수를 지냈다. 서울대학교 미국학연구소장·어학연구소장, 한국 「문학과 영상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장·인문대학 영문과 교수, 국제 비교한국학회 회장이다.

저서로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작가들』(1986, 민음사) 『포스트모던 소설과 비평』(1989) (서울대 출판부) 『포스트모더니즘과 현대미국소설』(1990)(열음사) 『영화 에세이---영상시대의 문화론』(1994)(열음사) 『뉴 미디어시대의 문학』(1996)(민음사) 『헐리웃: 20세기 문화의 거울』(1997)(웅진출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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