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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쓸모없는 책은 없다
작성자 효형출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21-08-31 11: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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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8

사람마다 정해진 책의 취향이라는 것이 있다.

거기에 덧붙여, 나는 스스로의 취향에 절여지다 못해 이상한 고집같은 것이 있다.

그 고집들 중에 싫어하는 책을 꼽으라면 그동안은 주저없이 "깊이가 없는 책"이었다.


책을 고르러 서점에 가다 보면 감탄하게 되는 책도 있지만 실망하게 되는 책도 있다.

제목과 표지는 정말 철학적으로 뽑았는데 내용은 그렇지 못할 때 실망한다.

너무 쉽게 읽히는 것도 별로라고 생각했다.

자고로 책이란 생각하게 만들도록 유도해야지, 사실만 나열한다면 절대 책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열심히 열변을 토했다. 요즘 책들은 깊이가 없다고.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고 너무 가볍기 그지없다고.

(지금 그 발언을 되짚어보자니 진짜 꼰대같다...)


그때 친구의 대답이 정말 뜻밖이었다.


"그런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겠지."


글쎄, 정말 그럴까? 에이, 아니야. 그런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려던 찰나,

나에게도 책이 정말 필요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책 중 두번째를 꼽으라면 "사람의 마음을 달래려는 책"이었다.

책으로 사람의 마음을 달랜다? 너무 어설퍼 보였다.

작가의 허영심 혹은 가르치려는 마음이 들어있을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에서 정말 힘들고 외롭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찾아간 곳은 바로 그 코너였다.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려는 책이 기다리고 있는 곳.


나는 그 코너에서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진짜 책을 발견했고,

주변에 그 책을 선물하거나 한정 굿즈를 구매하기도 했다.

내가 싫어하던 책에서 힘을 얻었던 그 경험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문제는 나의 색안경이었다.


"그래, 맞네. 그런 책에서 도움을 얻는 사람도 있겠지."


쓸모없는 사람 없듯이, 쓸모없는 책 역시 없다.

인기가 없더라도 반드시 누군가의 눈에는 든다.

누군가에게는 웃음이 되고 눈물이 된다.


지금도 가끔, 내 취향이 아닌 책을 발견할 때 그런 생각을 한다.


너도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존재가 되겠지.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






2021.08.31

이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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