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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견된 일들에 대처하는 법
작성자 효형출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21-06-23 09: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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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3

피할 수 없는 일. 

필연이었다.


오프라인 서점 3위 업체인 반디앤루니스가 무너졌다.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고 소리친다.


대금 못 받은 출판사들 난리 났다며, 

코로나 못지 않은 출판 팬데믹이라고 핏대를 올리는 분들도 있다.

몇몇 저자 분도 연락이 와서 별 문제 없냐고 여쭤보신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별 일 없습니다. 저희는 2019년에 손절했어요."


반디는 지난 몇 년 간 악평이 자자했다.

출판사에서 책을 가져가고, 판매가 되면 당연히 대금을 지급하는 게 정상 아닌가?

아주 기본적이고, 응당 지켜야 할 도리를 어겨온 곳이 바로 반디였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딱 한 차례 수금을 했다.


출판사는 꽁으로 책을 만드나?


회사 운영비, 책 제작비, 인세, 마케팅 비용 등등을 고려하면

저런 배째라식 태도를 가진 서점에 울화가 치민다.

(특히 요 근래 마케팅 홍보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한 때 종각의 피아노 거리가 젊은 세대의 핫플로 잠시 자리 잡은 적이 있었다.

그 때 종각역 지하에 있는 반디앤루니스는 젊고 창의적이고 참신한 공간이었다.

도서관과 서점의 경계가 모호했던 그 당시

반디앤루니스는 요즘 말로 복합문화공간 스멜을 풍기면서 지나가는 젊은 층을 유혹했다.


2000년대 서울문고의 변신은 대중들에게 많은 각인을 남겼다.

그러나 십 수년도 지나지 않아 

지금은 부도덕한 서점이라는 오명과 함께

출판 시장을 퇴행 시키는 원흉이라는 욕지꺼리를 받는 존재가 되었다.


추억은 세월 흘러가는 속도 보다 빠르게 기억 속에서 무너졌다.


다만,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더욱 냉철하게 앞날을 고민하게 만드는 원동력 이기 때문이다.


출판 시장은 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급속도로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작년엔 도매업체 2위인 송인이 무너지고

1위 업체를 중심으로 물량이 몰린다는 소리가 들린다.

여전히 생존하고 있는 자잘한 도매 업체들 역시 시장 내 존재감이 약화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다.)


서점 업계 역시 말해 무엇하랴.

대형 공룡인 1위 온오프 서점 업체와 

이곳과 한때 쌍벽을 이뤘던 2위 업체와의 격차가 

하루가 다르게 벌어지고 있다.


조만간 이 업체도 반디의 명운을 

따라가지 않을까란 우려도 팽배하다.

물론 대금을 꼬박꼬박 지급해서

양질의 신간 도서 공급이 끊길 일은 없겠지만

모바일은 커녕, 온라인 판매 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이 지점에서 고민거리가 생긴다.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이 역시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대로 가고 있습니다."


효형과 함께 했던 많은 출판사는

세상의 변화에 둔감했다. (과거의 효형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종이 매체를 만들고 소비하고 

그들만의 경쟁을 벌여온 이 시장이야 말로 정말로

스마트 세상 속의 갈라파고스섬 같은 존재였다.

그러니 굳이 체질 개선을 할 이유도, 필요도 못 느꼈을 것이다.


2020년 팬데믹 이후의 세상은 

과거의 콘텐츠 생산과 판매 방식을 급속도로 바꿔 놓았다.

그 변화는 더 더 더 더 더 더더더더더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 중이다.


효형은 이미 그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팬데믹을 예측했던 것은 아니지만 

2020년 무언가 사건이 터질 것이라는 예측은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파도가 분명 출판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할 것이라고.


불행중 다행인지,

효형의 대수술은 팬데믹 직전인 2019년부터 시작됐다.


물론 

많은 흉터가 남았지만

새살이 돋고 있다.

환부는 도려지고

흔들렸던 골격은 다시금 단단해지고 있다.


기존의 서점이 다루지 못하는 영역,

기존의 마케터가 건드리지 못하는 부분,

기존의 편집자가 담지 못한 이야기들,


차근차근 그 결실이 나올 것이다.


2021년 6월 23일

송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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