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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풍-따뜻한 사람들의 만들어가는 순박한 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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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우리들의 소풍-따뜻한 사람들의 만들어가는 순박한 밥집
정가 10,000원
저자 김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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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9월 30일
형태사항 236쪽
ISBN 97889587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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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이 책엔 가식과 꾸밈이 없다. 오히려 거친 순수만이 보일 뿐이다. 질박한 밥집 '소풍'에서 서로 갈등하고 부대끼면서도 따뜻하고 정겨운 시선으로 감싸 안는 훈훈한 인정미가 넘쳐난다.
위선과 허풍도 없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출가'를 선언하면서도 꿈속에서도 고향과 부모님을 잊지 못하는 향수와 애련함이 전편에 깔려있다. 그리고 시종여일 솔직하다.
또한 이 책은 사별한 아내에 대한 애절함이 문득문득 퍼져나오는 한 편의 사부곡(思婦曲)이다. 지난 십여 년간 같이 길을 떠났던 도반(道伴) 아내 수자타(법명)에 대한 회한과 모정이 절절이 배어있다.

김홍성의 오지 순례와 걷기 여행은 트레킹 전문기자로 일하며 본궤도에 오른다. 그러던 어느 날 파키스탄 훈자 마을에서 꿈을 꾼다.

"밥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났다. 외삼촌은 밥뚜껑에 맺힌 달큼한 방울로 목을 축이고, 삼촌은 아버지의 밥뚜껑에 소주를 따르고, 어머니는 접시 위에 차곡차곡 쌓아올린 김이 쓰러지지 않게 꽂은 성냥을 뽑고, 동생은 명란젓을 집고 있었다. 돌아가신 고모, 고모부도 다니러 오셨는지 생전의 모습 그대로 흐뭇하게 젓가락을 들고 계셨는데……. 나만 그 밥상에 없었다. 나는 배낭을 메고 창밖에 서있었다. 서서, 식구들이 밥 먹는 걸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식구들이 밥상에 둘러앉아 같이 밥 먹는 일이 되었다. 이 꿈을 계기로 어런저런 인연이 무르익어 아내 수자타와 '소풍'을 차리게 된다.
둥그런 앉은뱅이 밥상 세 개로 시작한 소풍은 여느 식당에서 찾을 수 없는 손맛과 정취, 사람들이 있다. 네팔의 다른 한국 음식점들처럼 '한국 아줌마'가 직접 손님을 맞지도 않고, 여행이나 쇼핑 정보를 제공하거나 안내를 하지도 않는다. 한국 음식을 팔지만, 네팔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소박한 밥상으로 오직 구수한 밥 냄새만 풍기는 순수한 밥집이다.

* 사고뭉치 주방장과 가는귀 먹은 웨이터

참새가 날아가면서 싼 똥을 눈에 맞은 어떤 네팔 사람이 눈을 씻으며 '코끼리가 날아다니면서 똥을 싸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 했다는 네팔의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 정도로 네팔 사람들은 느긋하고 낙천적이다. 게다가 일 년에 366일이 축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그들은 우리와 다른 시간은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랑탕히말 트레킹의 가이드로 처음 만난 소풍 주방장 앙 겔루 셰르파는 길가에서 얻어마신 술에 취해 김홍성이 그의 배낭까지 짊어지고 걸은 인연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고집 세고, 잘 삐치고, 시도 때도 없이 예상치 못한 사고를 치지만 종갓집 큰며느리보다 김치를 더 맛있게 담그고, 네팔 라면으로 한국 라면보다 더 맛있는 라면을 끓이는 소풍의 주방장이다. 가는귀 먹은 웨이터 앙 도루지는 무슨 일을 하라는 건지 대충 눈치로 때려잡는다. 그래서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서로 감싸고 돌아 일 년 동안이나 도루지 귀가 잘 안 들리는지도 몰랐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소풍은 하루도 바람 잘날 없지만, 저자 김홍성은 느긋하게 웃어넘긴다. 뱃속 깊은 곳에서 배시시 웃음이 새어나오는데, 누구를 비웃는 웃음도 아니고, 스스로를 경멸하는 웃음도 아니다. 그냥 '배시시'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웃음이 저 뱃속 깊은 데서 공기방울처럼 부풀었다가 터진다.

* 쌍무지개 걸리다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지 아버지가 요즘 일이 힘에 부치는가 보다며 귀국을 종용하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저자 김홍성은 향수병이 깊은 자신을 발견한다. 안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도 겉으로는 안 그런 척 악착을 떤 데서 온 일종의 우울증이기도 했다.
아내 수자타와 함께 포천과 카트만두를 오가며 식당과 고향일을 같이하는 계획을 세우지만 허망하게도 아내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녀를 떠나보내고 사십구재를 지내는 날 쌍무지개가 걸렸다.


프롤로그 - 꿈에 본 식구들의 밥상

앉은뱅이 밥상 세 개
룽타가 펄럭이는 골목으로
일도, 혁명도 사부작사부작
입헌군주제 막바지의 네팔
사고뭉치 주방장과 동료들

소풍, 떠나다
볼레로
한때는 식구였던 아이들
"언제까지 이 나라에 살 거냐?"
아리코리아, 한판 놀다
마음의 소원

따뜻한 손님들
단골손님
개 거지의 아지트
또 다시 이사
아버지와 떠난 소풍은
결명자 끊이는 새벽

인생, 참 어려운 여행이어라
밥 한 끼 오순도순 먹지 못한다면
나도 셰르파처럼
카트만두 봉쇄
향수병을 흔들어깨운 전화벨
소풍, 안녕!

에필로그 : 귀국 이후 - 쌍무지개 걸리다

김홍성 金泓星

그의 고향은 궁벽한 산촌의 오지마을이다. 따사로이 가난한 사람들의 순정이 절절히 배어있는 청순한 땅이자, 지도에서도 찾기 어려운 미지의 땅. 어렴풋이 철들며 스며들어, 중·고교와 대학시절을 보낸 서울은 그에게 낯선 세상이었다. 엇박자로 맴돌았으며, 불화의 연속이었다. 문학을 공부하며 주변과의 이반과 불편이 순례와 걷기 명상으로 순화되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후 십여 년 동안 트레킹, 여행 잡지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0년대 초 히말라야와 티베트 라다크로 훌쩍 떠났다. 산에 순응하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오지마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런 그에게 히말라야 언저리는 관광의 대상도, 정복의 대상도 아니다. 여전히 여리고 순한, 가난하지만 피붙이처럼 정겨운 이웃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그들과 부대끼며 한솥밥을 나누고 등짐을 같이 지기도 한다. 그는 오늘도 히말라야의 오지를 ‘순례’하듯 걷고 있다. 그는 영락없는 ‘걷기 여행자’다. 저서로 시집 『나팔꽃 피는 창가에서』, 기행문집 『히말라야 40일 간의 낮과 밤』, 『천년 순정의 땅, 히말라야를 걷는다』등이 있다으며, 카트만두의 밥집 ‘소풍’을 운영하며 지낸 순박한 나날을 담은 『우리들의 소풍』(2008)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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