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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월드컵
월드컵 통산 3회 우승에 빛나는 축구 강국 독일의 최전성기를 조명한다. 당시 대표팀의 주역인 주장 프란츠 베켄바워, 최고의 골게터 게르트 뮐러, 골키퍼 마이어와 감독 헬무트 쉔을 중심으로 1972년 유럽 선수권대회 우승, 1974년 서독 월드컵 대회 우승의 위업을 이루기까지 지나온 길을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 비결과 원인을 분석한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Teamgeist), 바로 위대한 ‘팀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1974년 독일 월드컵 대표팀을 소개하는 책이다.

축구 강국 독일
제17회 한·일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월드컵에서 세 번 이상 우승한 나라는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단 세 나라뿐이다. 브라질은 1958년, 1962년, 1970년, 1994년, 2002년에 걸쳐 모두 다섯 번이나 우승했다. 이탈리아와 독일(서독)은 각각 3회 우승의 영예를 차지했다. 축구의 종주국이자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 프리미어리그를 가진 영국(잉글랜드)도 단 한 번밖에(1966년)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지 못했을 만큼 월드컵 우승은 매우 어렵고 가치 있는 도전이다. 독일은 월드컵에서 우승 세 번(1954년, 1974년, 1990년), 준우승 4회(1966년, 1982년, 1986년, 2002년), 3위 2회(1934년, 1970년) 등 뛰어난 전적을 거두었다. 또 유럽 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 세 번(1972년, 1980년, 1996년), 준우승 두 번(1976년, 1992년)을 차지한 대표적 축구 강국이다.

영광의 주인공들
전성기 독일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주장 베켄바워는 수비와 공격의 핵심인 리베로(libero)였다. 네덜란드의 ‘토털사커’와 함께 현대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리베로를 가장 잘 소화해낸 베켄바워는 독일 축구를 전성기로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은퇴 후 그가 감독을 맡아서 출전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마테우스를 리베로로 중용해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현재 2006년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인 베켄바워는 최고의 선수에서 감독, 경영자로 성공한 축구인의 모델이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대회 최고의 명승부인 서독 대 이탈리아의 4강전 후반, 상대의 파울로 오른쪽 어깨가 탈골된 베켄바워는 압박붕대를 감고 연장전까지 뛰는 초인적 의지를 발휘한다. 4:3으로 패했지만, 축구 팬들은 그의 투혼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120분의 사투를 통해 독일은 ‘전차군단’이라 불리게 되었다.
독일 대표팀의 사령탑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헬무트 쉔 감독은 덕장(?)이자 지장( ?)이었다. 그는 선수들의 세대교체를 매우 성공적으로 이뤄내 팀의 조직력과 전력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했다. 분데스리가의 경기 내용을 철저하게 분석해 적절하게 신인 선수를 등용했고, 상대의 전력과 작전 심지어 감독의 의중까지 꿰뚫는 뛰어난 지도자였다.

생동하는 시대의 단면
70년대 초 유학시절 현지에서 접한 독일 축구에 매혹된 남균과 자타가 공인하는 스포츠 마니아로 수십 년간 해외 축구전문지를 수집·탐독해온 장현익 두 저자는 경기 내용과 결과뿐 아니라 선수들의 성장 과정, 분데스리가의 성적, 당시 축구 강국의 경기와 각종 통계를 통해 마치 한 편의 파노라마 같은 독일 축구의 전성기를 드러낸다. 분단 중이던 동·서독의 시대적·문화적 배경과 선수들의 고민과 갈등 같은 그라운드 이면의 이야기를 보태 30여 년 전 독일 축구사의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주요 선수를 삼국지의 등장인물과 비교한 설명이나 2006년 월드컵 우승국 전망,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등 흥미 있는 읽을거리도 함께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