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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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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정가 12,000원
저자 서현
수량 수량증가수량감소
역자 302쪽
발행일 1999년 9월 10일
ISBN 978898636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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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거리는 우리 사회의 얼굴이자 거울이다. 시간 속에 만들어진 물리적 환경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주체들의 삶과 가치관을 여과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때로 그 얼굴은 부자연스런 짙은 화장으로, 그 거울은 뽀얀 먼지나 고운 휘장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 원인은 무엇이고 실체는 어떠하며 대안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서현의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는 건축가의 입장에서 도시를 만들어가는 모든 시민에게 던지는 성찰과 경고의 메시지이다. 거리를 이루는 물리적 요소와 그 주인공들의 삶이 빚어내는 역동성이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떻게 모습을 갖춰왔는가를 그는 글과 스케치와 사진을 통해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주로 서울의 주요한 거리와 지방의 몇몇 주요 도시들의 ‘거리읽기’ 가운데 그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거리에 깃든 세월의 흔적, 특히 외세에 의해 일그러진 모습으로 남아 있는 발자취들(소공로, 덕수궁길,이태원길, 군산등)과 개발의 기치 아래 생겨나고 뒤틀려간 가치관이 투영된 실상(압구정동, 강남의 보도)을 지적한다. 특히 후자의 요소는 산업화 이후 ‘성장신화’의 빛과 그늘이 얽히고 짜여간 자취로서(청계천, 테헤란로 등), 재벌과 거대자본 및 외국 기술이 빚어낸 일그러진 거리(특히 최근 들어선 ‘종로타워’ 일대)는 물론 신도시(일산)와 부도심(영등포)으로까지 확대되어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도시의 활력과 정서적 측면을 대변하는 시장·역·공원의 현주소를 통해 공공장소가 지녀야 할 덕목이 이루어내는 무늬결을 고르는가 하면, 간판과 보도로 대별되는 ‘도시의 얼굴과 피부’에 대한 진단과 처방책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의 다리보다 명이 짧은 다리(橋)를 놓는 이들의 후안무치(厚顔無恥)를 통해 수도 서울을 적시는 한강의 다리가 가리키는 문화의식의 시계바늘은 몇시를 가리키고 있는가를 직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일사불란하게 뒤덮여간 기와지붕’으로 상징되는 알맹이 없는 전통계승의 난맥상을 지적하며 진정 우리가 되살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저자의 말대로 20세기의 우리 거리는 가장 ‘참담한 세기’였고, 이 세기를 지배하고 관류했던 모든 요소들은 고스란히 우리 삶의 토대 위에 아로새겨져 왔다. 그 실상은 결코 건강한 것도, 바람직한 것도 아니었으며, 그 이면엔 우리가 그토록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으면서도 쳇바퀴 돌듯 대책없이 되풀이된 고질병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병의 실체는 몰상식, 몰염치와 비이성, 비합리로 요약되는 ‘결핍증’의 총체에 다름 아니다. 역사의 격변기 속에 비롯된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때론 아픈, 때론 굴절된 우리의 모습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점을 간과하지 않으면서 저자는 건강한 우리 도시와 거리의 모습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간직해야 할 것도, 갖추어야 할 것도 제대로 자리잡혀 있지 않은 우리 거리에서 필자가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우리네 삶의 주인공들이 지닌 역동성이다. 이들의 건전하고 건강한 삶과 미래를 담아낼 수 있는 거리(와 건축)는 아직 희망사항이요 가능태로 남아 있다. 걷고 싶은 거리, 활력이 넘치는 살아 있는 도시의 체취를 담아내는 아름다운 공간, 그 바탕을 이루는 핵심은 무엇보다도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사회 전체가 ‘투명성’을 되찾는 길이다. 그 토대 위에 공동체를 위한 개개인의 작은 정성과 배려, 시대정신을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정신과 꼼꼼한 장인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우리는 이 책에서 다시금 공감할 수 있다.

서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이자 건축가며 저자다. 건축을 이루는 공간조직은 사회조직의 물리적 구현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 사회를 알기 위한 방편으로 여행과 독서가 최선이라고 믿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건축을 묻다》,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설계한 건물로는 〈김천상공회의소〉, 〈해심헌〉, 〈효형출판 사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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