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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읽는 7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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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건축을 읽는 7가지 키워드
정가 17,000원
저자 김혜정
수량 수량증가수량감소
발행일 2014년 9월 5일
형태사항 304쪽 | 145×210mm
ISBN 978895872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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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작품과 일상의 공간에서 찾아낸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생생한 건축 이야기

건축을 위한 변명

우리는 건물 안에서 태어나 건물 안팎에서 생활한다. 한순간도 건물과 떨어져 지내지 않는다.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도 대부분 유명한 건물을 보고자 발걸음을 재촉한다. 인간이 무언가를 짓고 살기 시작한 후부터 시작된 건물과의 관계는 그렇게 끈끈하다. 하지만 건물이란 단어를 ‘건축’으로 바꾸면 마치 우리 삶과 동떨어진 듯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건물은 우리 삶이 펼쳐지는 무대이고, 건축은 너무 커서 미술관에 넣지 못한 예술작품으로 보는 이분법이 머릿속에 깊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는 건축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원인을 여러 각도에서 살피고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건축이 정작 삶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건축 사진을 예로 든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건축 사진이라고 하면 사람을 배제한 예술사진을 떠올린다. 프레임 안에 들어온 사람은 그저 건축물을 위한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사람을 배제한 건축 공간은 박제된 나비 표본과 같다”(9쪽)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화려한 겉모습이 시선을 빼앗아 사람을 건축 주변에 머물게 하는 순간 건축은 삶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박제된 건축, 살아있는 건축

저자는 건축이 시작된 지점으로 눈길을 돌려 역사 속에서 형성된 건축의 의미를 짚어본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건축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관계성’을 제시한다. 건축은 아무것도 없는 자연에 사람의 필요에 따라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이다. 따라서 건축은 자연과 사람과 특정한 관계를 맺는 데서 시작된다. 인류는 서로 다른 자연 조건을 저마다 최적의 방법으로 활용하고 극복하며 살아왔다. 지역의 자연에서 구한 재료를 사용해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구조, 공간 배열 방식 등을 개발하였고, 이는 전통건축이란 이름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그러나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기술 발전에 매혹된 근대 건축은 기술을 앞세우면서 자연과 삶의 방식과 관계 맺는 방식에 실수를 범한다.

근대 건축은 대지와의 관계 끊기에서 시작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근대건축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르코르뷔지에가 주장한 필로티와 옥상정원이다. 그는 대지로부터 건물을 띄워 올린 필로티 구조를 도입하여 대지를 여러 사람이 활용하고 지붕층에 정원을 만들어 자연을 곁에 둔 새로운 건축을 주장하였다. 자연과 건축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었다. 하지만 인위적 관계는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았다. 그가 설계한 라 투레트 수도원의 필로티 공간은 1년 내내 해가 들지 않아 식물조차 자라지 않는 버려진 공간이 되었고, 위니테 다비타시옹 공동주택과 사보아 주택에서 자연을 만나러 지붕으로 올라가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만이 방문객을 맞이한다(56~57쪽).

관계 설정에 실패한 건축은 우리나라에도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종특별자치시에 만든 정부세종청사의 옥상정원이다. 정부기관의 보안 문제 등으로 완공 후에도 제한적으로만 개방된 반쪽짜리 정원. 고밀도 수직도시가 아닌 수평도시를 지향하여 저층으로 길게 뻗은 정부세종청사의 건물은 땅 그리고 주변 자연과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관계 맺을 수 있었지만 인위적 자연화로 그 가능성을 잃고 말았다. 건축이 자연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설정에 실패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거장의 건축과 일상의 공간에서 찾아낸 키워드들

저자는 관계성을 통해 거장의 건축과 우리나라의 건축 현실을 냉철히 성찰한 후, 삶과 건축이 만나는 지점에서 또 다른 키워드들을 탐색해 간다. 소통, 공간, 기술과 권력, 무의식, 건축가. ‘소통’에서 저자는 지붕, 벽, 창, 계단, 출입구 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건축 요소 하나하나가 자음과 모음 역할을 하여 우리에게 말을 걸기 때문이다. 렘 콜하스는 뉴욕 프라다 매장에 계단을 설치하고 그 위에 상품을 진열하여 소비자가 계단을 오르내리며구경하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계단이라는 무대에 올라 주인공이 되어보라는 건축가의 귀엣말이 담겨 있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교토 명화의 전당 바닥은 관람객에 말을 거는 대신 침묵을 선택하여 관람객이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경이 되어준다. 이처럼 그냥 지나쳐버리기 쉬운 건축 요소들이 건네는 말을 따라가다보면 건축은 관람용 예술작품이 아니라 삶을 나누는 대화 상대임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공간’에서는 우리의 삶이 건축 공간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고, 반대로 건축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핀다. ‘기술과 권력’에서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정치, 종교, 경제, 문화 권력이 건축 형태와 규모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과 기술이 이를 구현해내는 과정을 꼼꼼히 살피며 소개한다.

‘무의식’에서는 건축가 개인의 무의식과 건축의 관계를 깊이 분석한다. 무의식 세계가 단순한 흥밋거리여서가 아니다. 건축가의 무의식은 건축과 도시에 직접 반영되어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어낸 20세기 거장 건축가인 르코르뷔지에, 미스 반데어로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무의식을 집중 분석하여, 그들의 개인 무의식과 집단무의식이 건축 공간을 통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헤친다.

건축으로 가는 길

건축은 사람의 필요에 따라 지어졌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건축에 다양한 요소가 덧붙여졌고, 이는 건축을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대상으로 만들었다. 기술 발전이 어느 순간 멈추지 않는 한 이 과정은 점차 심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키워드는 어떤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축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건축의 변화가 걷잡을 수 없을수록 7가지 키워드는 건축 본연의 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독자를 안내할 것이다.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는 건축을 노래하는 건축, 말하는 건축, 침묵하는 건축으로 분류하였다. 노래하는 건축은 사용자가 그 건축을 접했을 때 노래처럼 감동을 줘서 마음을 움직인다는 의미이다. 말하는 건축은 사용자에게 전달하려는 건축가의 메시지가 건축에 담겨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침묵하는 건축은 아무 감동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건축은 침묵해야 한다. 말과 노래는 사용자의 몫이다. (…) 건축은 침묵하여 사용자가 노래도 부르고 시도 읊을 수 있도록 배경이 되어야 한다.

- <건축의 본질에 대하여> 중에서

건축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건축의 예술성을 전달하는 사진은 사람을 배제하지만 건축은 사람이 그 공간을 채웠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하지만 근대건축에 이르러 사람이 건축 공간에서 소외되기 시작했다. 근대건축은 대중을 위한다는 건축 이념으로 시작되었지만 기계미와 생산성을 강조하고 추상적 표현에 치우쳐 오히려 사람을 공간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 <삶은 어떻게 건축이 되는가> 중에서

 

 

□ 머리말

1. [본질] 건축의 본질에 대하여

- 21세기 건축의 의미

- 문화를 담는 그릇, 건축

- 문명의 결정체, 건축

- 건축, 과학과 예술 사이

- 좋은 건축 나쁜 건축

2. [관계성] 건축이 세상과 관계 맺는 방법

- 건축의 관계성

- 대지에 역사 쓰기

- 관계성과 건축 공간

- 건축과 장소의 관계

- 현대사회의 모호성과 현대건축

- 건축과 자연의 끊을 수 없는 관계

- 재료와 건축

3. [소통] 건축이 세상과 이야기 나누는 방법

- 표현과 재현

- 지붕, 도시의 노래

- 벽, 화음과 불협화음의 협주곡

- 기둥, 리듬을 위한 선

- 창, 질서와 변주

- 바닥면, 무반주 협주곡

- 출입구, 전주곡

- 계단과 경사로, 신비로운 춤

- 빛과 건축

- 소리, 공간 공명

4. [공간] 삶은 어떻게 건축이 되는가

- 문화와 공간 행태

- 에드워드 홀의 근접이론

- 프라이버시와 건축 공간

- 프라이버시와 영역 경계

- 가변 공간과 영역 공유

- 감각과 공간 경험

5. [기술과 권력] 건축을 진화하게 만드는 힘

- 과학기술의 발전과 건축의 진화

- 예술, 기술, 건축의 공존

- 권력 표현으로 시작되는 도시

- 도시 경관의 권력 구조, 그리고 기술의 진화

6. [무의식] 무의식이 만들어낸 건축의 꼴

- 건축가의 무의식

- 건축가의 그림자

- 르코르뷔지에와 그의 그림자

- 르코르뷔지에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 롱샹 성당의 아니마

- 미스 반데어로에의 그림자와 빛

- 미스 반데어로에의 다섯 스케치

- 미스의 유리 건축과 시카고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그림자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생존의 힘과 페르소나

- 건축 형태와 한국인의 페르소나

- 한국 현대건축 속 집단 콤플렉스

7. [건축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건축가

- 건축가의 새로운 정체성

- 21세기 건축가의 역할

- 건축가에게 필요한 것

- 건축가의 공부법

- 건축가에게 필요한 7가지 정신

□ 부록 <연표 - 건축/과학/예술의 상호 영향>

김혜정(金惠貞)

한양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 미시간 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객원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명지대학교 건축대학장으로 재학 중이다. 한국건축설계교수회 회장, 대한건축학회 논문편집위원장, 대한건축학회 학회지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하였고, 사용자 행동 연구를 중심으로 한 논문 및 저서, 건축 설계를 꾸준히 발표해왔다.

교육부 우수시설학교 최우수상을 수상한 등촌고등학교 계획설계(2004), 세현고등학교 계획설계(2006), 수명고등학교 계획설계(2009) 등의 학교 설계를 중심으로 다수의 건축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차이와 차별』『세상을 바꾸는 여성 엔지니어』(공저)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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