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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킹 음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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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뮤지킹 음악하기
정가 20,000원
저자 크리스토퍼 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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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조선우, 최유준
발행일 2004년 4월 20일
형태사항 472쪽 | 232*160mm
ISBN 978898636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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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1. 음악은 사물이 아니라 인간이 행하는 어떤 것이다

이 책은 크리스토퍼 스몰Christopher Small의 《Musicking­The Meanings of Performing and Listening》을 완역한 것이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원제목 ‘뮤지킹’에는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적인 주장이 담겨 있다. 그것은 ‘음악’이란 말을 명사로 쓰지 말고 동사로 쓰자는 것, 그리하여 ‘음악하다’라는 말이나 이 말의 동명사형인 ‘음악하기’란 말이 폭넓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음악 작품에 대한 지나친 관심 때문에 음악을 마치 고정된 사물처럼 파악해온 서구 근대 음악 문화에 근본적인 반성을 촉구하며, 나아가 독자에게 연주 행위와 청취 행위를 포함하는 음악 활동 일반에 주목하라고 요구하는 동시에 그러한 음악 활동이 벌어지는 사회적인 여러 관계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라고 요구한다.

이 책에서는 교향악 연주회가 이루어지는 현장에 대한 미시적 분석과 해석적 서술이 중심을 이룬다. 서구 근대 음악의 흐름을 넓은 의미의 ‘제의(祭儀, ritual)’와 ‘공연(公演, performance)’의 관점에서 해석했으며, 넓은 의미의 음악인류학(혹은 종족음악학)에 해당하는 논의를 담고 있다.

저자의 논의는 ‘음악의 의미는 무엇인가’, ‘인간의 삶에서 음악의 기능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지 못한 까닭을 묻는 데서 출발한다. 그것은 ‘음악이라는 사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음악은 사물이 아니라 인간이 행하는 어떤 것’이라는 점을 도외시한 결과다. 그는 서구 고전음악에 다른 음악들보다 월등한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낯설고 모순된 현상임을 지적하고, 음악 작품을 우선시하는 역사가들과 음악학자들의 잘못된 관행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이들 문제의 근원을 파헤쳐간다.

2. 음악회, 음악회장과 청중

음악회가 열리는 공간, 특히 서구 산업사회에서 현대적인 음악회장의 실체와 역할은 무엇일까?

이 책의 첫 장에서 저자는 ‘전문화된 대규모의 화려하고 인상적인’ 공간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런 공간에서 행해지는 모든 이벤트들이 철저하게 계획되고 조직된 것일 뿐더러 여기에 철저하게 상업적인 요소가 도사리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 ‘특별한 공간’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청중은 ‘고립된 개인’으로서, ‘공연이라는 상품’의 소비자로서 존재할 따름이다. 산업 사회 중산층 시민 계층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탐구하고 찬미하는’ 제의적祭儀的 공간에서 빚어지는 이러한 ‘소외’의 양상은 서구 산업사회가 형성되면서 음악 작품과 작곡가, 연주자와 지휘자의 위상은 물론 그들이 만들어내는 ‘음악하기’의 구체적인 모습들을 바뀌게 한 사회 변동의 과정과 깊이 관계된다. 한편 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관계’들은 이 책을 일관하는 논의의 또다른 핵심을 이룬다.

3. 작곡가, 연주자, 지휘자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듯이 이들은 작품과 청중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것이 상호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한 방향으로의 소통이라는 데 있다.

서양음악사의 흐름에서 작곡가와 지휘자는 대개 같은 인물이었다. 그러다가 19세기 후반~20세기의 이른바 ‘위대한 지휘자의 시대’ 이후 지휘자의 실제적 영향력이 줄고 관현악단의 매니저가 권력과 책임을 갖게 되지만, 여전히 지휘자는 현대적인 의미에서 권력의 화신이며 그의 역할은 독재자의 역할과도 같은 것이다. 이를 위해 연주자의 자율성과 독자적 행위 능력이 배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위대한’, ‘불멸의’ 음악이 지니는 허상이다. 서구 음악에서 이러한 수식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음악가는 ‘모차르트에서 말러까지’에 이르는 불과 150년 남짓한 기간에 불과하며, 이들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 목록은 길어야 1차 대전 이후에는 동결되고 만다. 역사적 시간 밖에 있으면서 우리 마음속에 하나의 신화로 존재하는 이들이 오늘날 하나의 음악 문화를 통째로 지배한다는 것은 ‘기묘한 일’이며, 이들 작품에 대한 연주자들의 ‘정격(正格, authentic)’ 연주을 고집하는 것은 작품과 악보를 절대시하며 지휘자의 위상을 ‘주술사이자 무당’과 같은 위치로까지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또한 악보가 거대한 권력 체계의 중심점에 위치하면서 통일된 음악 세계의 분열을 초래하여 작곡가와 연주자, 연주자와 청중의 분리 현상이 일어난 과정은 ‘불멸’의 신화에 대한 허상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4. 교향악을 중심으로 살펴본 서양음악의 실체

이 책에서 ‘음악하기’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한 모델로 상정되는 중요한 두 축은 교향곡 및 교향곡 연주회다. 저자는 교향곡이 탄생, 성장해간 경위를 오페라의 변천사와 견주면서 그 기능적 특성을 이루는 ‘재현 양식’과 ‘조성적 기능화성’의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펼친다.

‘조성적 기능화성’은 오페라의 발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지난 400년 동안 서양음악의 기법적 토대를 이루어왔으며, 이 기법에서 논리적 성격과 극적 성격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또한 이 시기의 모든 서구 음악은 재현 양식에 의한 것으로, 재현 양식은 ‘백인 취향에 더 가까운’ 양식들에 영향을 미쳤다. 재현 양식에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대비되며, 신체적 제스처와 음악적 제스처의 유사성이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서양음악사에서 교향곡의 전성기는 소설의 전성기와 흐름을 같이 한다. 대략 18세기 중엽 이후 19세기 초엽에 이르는 이 시기에 교향곡의 주문은 마치 ‘새 코트나 가발을 주문하는 것처럼’ 관습적인 일이 되었으며, 교향곡은 ‘극적 성격의 담화’라는 점에서 소설과 공통점을 갖는다. 즉 이들은 모두 ‘대립과 해결이 있는 드라마’로서 경험되며, 이 드라마의 축을 이루는 이야기하기의 배후에 있는 핵심적 요소는 ‘질서가 수립된다―질서가 방해받는다―질서가 다시 확립된다’는 구조로, 이는 교향곡을 이해하는 효율적인 키워드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질서’란 ‘질서상(秩序像, vision of order)’이라고도 하며, 작곡가가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가치들의 체계를 음재료로서 추상화한 것을 말한다.〕

5. ‘바람직한 음악하기’를 위하여

저자의 일관된 논의의 귀결점은 ‘음악’과 ‘음악하기’의 본질과 왜곡된 실상을 직시하자는 데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산업사회 이전에는 공동체적 삶 속에서 직접적으로 행해지고 향수되던 음악이 산업화된 사회의 요구에 의해 삶에서 이탈하여 ‘구경거리’로 전락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렸다. 그에 따르면 ‘음악하기’ 능력은 ‘말하기’ 능력이 그렇듯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지니는 능력이다. 이러한 ‘천부적 능력’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대중매체나 사회적 권력을 가진 이들은 ‘음악하기’가 마치 재능 있는 소수의 전문인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행위로 여겨왔다. 이들에 의해 음악은 ‘자본주의 시장의 값비싼 상품’으로 자리매겨졌으며, 이를 위해 음악 전문인의 희소가치를 과장하여 선전해야 했다. 우리가 ‘음악하기’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는 것은 왜곡된 음악 행위의 실체를 바로잡고 ‘나’와 ‘우리’의 존재의미를 되찾는 작업이기도 하다.
 

 

전주곡/ 음악과 음악하기

1. 듣는 장소
2. 철저히 현대적인 직업
3. 낯선 사람들과 나누기
간주곡 1/ 제스처 언어

4. 분리된 세계
5. 겸손한 인사
6. 죽은 작곡가 불러내기
간주곡 2/ 모든 예술의 어머니

7. 악보와 파트보
8. 하모니, 천상의 하모니
간주곡 3/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여러 의미들

9. 연극의 기술
10. 관계들의 드라마
11. 질서상
12. 여기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13. 고독한 피리 연주자

후주곡/ 훌륭한 연주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퍼 스몰

1927년 뉴질랜드 태생. 웰링턴의 빅토리아 대학에서 동물학과 음악을 전공 뒤 수년동안 교직 생활을 하며 영화음악과 무대음악 분야에서 작곡 활동을 했다. 현직에서 은퇴한 뒤 현재 스페인의 휴양도시 시체스에 살면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조선우

가톨릭 대학 신학부 졸업 후 독일 괴팅엔 대학에서 철학(음악학)박사학위 수료. 2004년 현재 동아대학교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민족음악학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최유준

서울대학교 미학과에서 음악이론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동아대학교 학과간 협동과정 음악문화학과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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