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게시판
  2. 독자리뷰

독자리뷰

독자리뷰입니다.

풍경류행

14,000원

상품상세보기

상품 게시판 상세
제목 일생의 시야를 넓혀준 풍경류행
작성자 김석중 (ip:)
  • 평점 5점  
  • 작성일 2013-09-25 11:39:52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861

일상의 시야를 넓혀준 풍경류행

 

  그 지루하고 나정나던 폭염의 여름 끝자락은 아침 저녁의 서늘한 바람결에 묻혀 지나간 이야기로 멀어져가고 있었다.

   여름은 불타오르듯이 덥더니만 금년의 오곡백과는 풍년에다 여물고 달게 결실되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어쨌거나 추위가 느껴지기까지의 구시월은 책 읽고 글 쓰고 생각 정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세월이거니 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재는 일상이다.

  그런 어느 날 동향의 건축학 교수의 책 한 권이 배달되었다.

  풍경류행이라는 제목과 단순한 디자인의 표지가 시선을 끌었고 그래서 펼쳐 든 책은 프롤로그에서부터 에필로그까지 완독을 하고 나서야 책장을 덮었다.

  책은 재미 있었다.

  건축 혹은 공학적이고 학술적인 건물의 창작에 대한 어떤 전문지식도 소양도 없는 처지이지만 재미 있으면서도 공감이 가는 문장들이어서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풍경에 대한 재발견] 을 통하여 공공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철학을 제시하는 저자의 생각이 쇄락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나는 내가 사용하는 장흥의 큰 건물에 대한 평소의 생각이 무식한 생각이 아니라 제법 유식한 생각이었다는 재발견이었다.

  왜 이 건물은 사계절의 바람과 햇볕과 시야의 풍경을 고려한 설계가 아닐까.

  이  건물은 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기만 할까.

  겨울의 바람은 무지하고 여름의 바람은 인색한 창문의 구조와 방향.

  공원이라는 위치에 시선에 담을 수 있는 계절의 풍경들을 아주 편하게 볼 수 있는 시야가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조일까.

  복도와 공간의 동선과 효율성은 난삽하고 겉은 잔뜩 멋을 부린  이 건물은 전체적으로 왜 이리도 불편할까?

  두 번째는 일본의 한 도시에 거주하는 성공한 재일동포의 자택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 기억속에서 떠올랐다.

  시내의 고급 주택가에 지어진 그 집은 도로와 인접한 지하 주차장을 1층으로 하고 3층으로 올려진 주택이었다.

  주택의 정원은 소위 전형적인 일본식 정원과는 다른 모양이었다.

  특이한 것은 주택의 거실 앞에 심어진 당당하고 수형 좋은 소나무 였다.

  수고가 장난이 아닌 소나무는 무려 5백만엔이 구입하여 심었고 매년 관리비만 40만엔이 소요된다고 했으며 주인의 자랑거리였다.

  당시에는 이 비싼 소나무를 자랑하는 주인의 의도를 짐작할 수 없었다.

  혹은 성공의 표징으로 풍경의 일부를 과시하려는 것이었을까?

  이윽한 세월이 흐른 이제야 그 주인은 어쩌면 당신의 소년 시절 성장하던 마을의 앞 산 혹은 동구를 지키는 당당한 소나무.

  마을의 상징이고 보호수였던 그 소나무를 당신의 풍경 속으로 그려보고 싶은 향수어린 소망이 아니였을까.

  그래서 한없는 애정의 시선으로 소나무를 자랑하던 그 집의 정원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풍경류행을 읽으며 눈을 뜬다.

  어줍잖은 문학의 시선으로 고정화하여 소화하던 무수한 풍경을 향해 말을 건네본다.

  어쩌면 전에 느끼지 못했던 풍경의 내밀한 반응들을 기대한다.

  그리고 이제는 교회당의 서늘한 자리에 먼저 앉아 기도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풍경을 사랑한다는 기도의 언어였으면 좋겠다.

 

김 석 중(소설가)

019-633-0456

전남 장흥군 장흥읍 읍성로 96

장흥문화예술회관 3층

   

 

첨부파일
비밀번호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관리자게시 게시안함 스팸신고 스팸해제 목록 삭제 수정 답변
  • 효형출판 2013-09-27 10:30:07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좋은 책을 알아봐 주는건 역시 좋은 독자인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6-04-15 19:46:55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스팸신고 스팸해제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확인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