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사람 김철성 일기 중에서
(2013.4.5)
출근 길 김병종의 『화첩기행2』를 본다.
최근 남원에 '김병종 생명미술관'을 세운다운 소식에
김 교수님이 생각났다.
책에서, 젊은 날 숨져간 천재예인 바우덕이와
불꽃처럼 살다 간 전혜린이 그냥 읽힌다.
전남도립대 캠퍼스엔 바람 없어도 벚꽃 흩어진다.
피자마자 지는 저 꽃잎들 속에서 어쩌자고
바우덕이와 전혜린이 보이는가.
(2013.4.23)
'화첩기행2'는 재미보다 슬픈 이야기기 많다.
예술가의 삶은 본디 달빛 흥건한 음지의 길인가 보다.
"예술가에게 상상력이 죽어간다는 것은 동맥경화만큼이나
무서운 일이었다. 아파트 서재에서 나는 몇 번씩이나 만년필을 책상에
찍고 싶을 만큼 상상력이 막히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러나 강가의
토담집에 오니, 시든 풀이 빗줄기에 일어서듯 상상력이 날개를
치며 날기 시작했다"(p172)
어떤 시인도 "낮선 곳으로 떠나라"고 했다.
타성 벗어나려면 떠나야 한다.
내 어줍잖은 졸화도 상상력 결핍이 느껴진다.
낮선 장소에서 낮선 사람을 만나고 싶다.